진양의 연쇄 인수 전략 정리노트
다른 산업에서도 복제 가능한 인수창업 사고모델
진양의 연쇄 인수 전략 정리노트
안녕하세요, 진양입니다.
롤드컵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아서, 요즘 아침저녁으로 쇼츠 새로고침하며 티슬렁거리고 있는 진양입니다. 겉보기엔 잉여롭게 시간 보내는 것 같지만..! 사실 이런 어린 친구들이 꿈을 향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묘하게 영감도 얻고 있습니다.
‘나도 언제나 저렇게 후회 없이 모든 걸 쏟아붓는 멋진 사람이 되자!’
여튼, 지금까지 진양이라는 페르소나로 약 3년간 4개의 국내 온라인 커머스, 1개의 Shopify 기반 DTC 브랜드, 1개의 무인 소매점을 인수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희 팀 또한 많이 배워왔고, 초반에 인수건들을 바라보던 그 나이브하던 시야나 기준들은 이제 꽤나 탄탄해졌습니다. 그리고 마치 예전에 쓴 일기장을 다시 읽으면 오글거리는 감정이 드는 것처럼, 옛날 인수 전략 정리노트를 보면 오글거려 못 읽겠어서..ㅋㅋㅋ 그래서 이번 기회에 진양의 연쇄 인수 전략을 조금 정리해보려 합니다 (이게 성장했다는 증거겠죠..?!)
인수창업, 이걸 복제 가능한 형태로 만들려면?
요즘 인수창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홈페이지 접속자 수도 늘고 찾아주시는 분들도 많아졌습니다.
덕분에 감사함도 크지만, 동시에 이런 생각이 자주 듭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인수창업의 본질적 전략은 무엇일까?’
브랜드 애그리게이터, 연쇄 인수자(Serial Acquirer), 서치펀드(Search Fund) 등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씩 다른 전략들 사이에서, 내가 하는 인수창업은 어떤 계보에 속할까?
그리고 만약 내 전략이 정말 유효하다면, 이걸 복제 가능한 형태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걸 명확히 알아야 누군가가 “저도 인수창업 하고 싶은데, 어떤 아이디어가 좋을까요?” 하고 물었을 때 좀 더 확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인수창업가의 전략,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아마도)
제가 보기엔, 저희 같은 1인 혹은 소규모 인수창업가의 전략은 크게 두 갈래인데요.
하나는 Buy and Hold Forever, 그리고 다른 하나는 연쇄 인수(Consolidation) 전략입니다.
1. Buy and Hold Forever 전략
가장 정석적인 전략입니다.
지루하지만, 매출과 수익이 안정적인 회사를 인수해서 그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담보로 부채를 갚아나가며 경영자로 자리 잡는 모델이죠. MBA 과정에서 가르치는 전통적인 서치펀드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렇게 현금흐름이 좋은 회사를 비교적 저렴하게 매입하려면, 기존 소유주가 회사를 팔 수밖에 없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승계 이슈, 상속 문제, 은퇴 준비 등?
그래서 Buy And Hold Forever 전략을 사용 할꺼면 이런 대외적 상황을 기반으로, 이런 회사를 찾는 전략을 짜는 게 핵심입니다. 뭐 인구 구조적 기회나 문화적 타이밍도 다 아다리가 맞아야하고.. 암튼 혼자의 힘으로 하기엔 어려운..?
2. 연쇄 인수와 통합 (Consolidation Strategy)
그래서 두 번째 길이 바로 진양이 선택한 전략입니다.
본질적으로는 Constellation Software, Judges Scientific, Teqnion AB처럼 특정 조건을 갖춘 회사를 연쇄적으로 인수하고 통합하는 모델이랑 크게 다르지는 않는데요.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풀어보면요..!
Judges Scientific의 경우는 과학기기 분야 안에서 니치 + 진입장벽 + 시장 점유율 과반 이상의 회사만 인수합니다. 예를 들어 대학교나 연구소로 납품되는 정밀 측정 기기 같은 거요!
Teqnion AB의 같은 경우에는 산업 제한은 없지만, EBITDA 마진 9% 이상 + 니치 산업이면 다 인수합니다. 진짜 다양하게 인수해요. 총알 제조, 산업용 저울, 변압기 제조, 푸드트럭 제조 회사 까지요!
그리고 가장 유명한 Constellation Software도 있죠. “Vertical Market Software”라는 이름으로 화려하게 포장되어 있지만, 결국은 산업 제한은 없지만 수익성 정량적 기준 + 니치한 B2B 소프트웨어 회사들을 인수하는 구조입니다.
물론 이 회사들 외에도 연쇄 인수 회사들은 수 없이 많지만, 결국 이들의 공통점은 단순합니다.
매출이 끈끈한 (니치 + 시장 점유율 + 공급자 가격 책정력) 회사들을 인수한다. 그리고 통합한다.
그럼, 진양은 어떻게 연쇄 인수 전략을 커머스에 적용할까?
결과적으로 지금은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 안에서 다음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회사를 인수하고 있습니다.
EBITDA 대비 1.5배 이하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스토어
B2B 고객이 중심인 스토어
그리고 이 두 조건을 동시에 만족하는 매물을 연쇄적으로 인수하면 아래 3개의 조건들이 달성되면서, ‘상방과 하방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인수 전략’이 나옵니다.
끈끈한 매출 구조: B2B 고객은 공급가나 원가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 한 꾸준히 거래를 유지.
빠른 회수: 저평가된 매물을 인수하기에 회수 속도가 빠름.
통합을 통한 구조 개선: 여러 회사를 통합하며 판관비 일부를 N빵하면 하방이 단단해짐.
예를 들어, 일반적인 B2B 커머스의 판관비 구조는
인건비 20% / 마케팅비 10% / 배송비 30% / 임차료 5% 라고 가정했을때
이런 구조의 스토어를 두 개 이상 인수해 자체 물류로 통합하면 비용 절감이 일회성 개선이 아니라 구조적 이득으로 전환됩니다. 예를들어 배송비는 약 15% 개선, 인건비는 1/N, 임차료도 1/N.
즉, 매물의 사업 구조 그 자체가 좋아지는 거죠.
게다가 온라인 커머스는 인하우스 브랜드를 만들어 상방을 여는 기회도 같이 옵니다. 짧게는 국내 PB 상품, 길게는 수출 확장까지.
즉, 하방은 통합으로 막고 상방은 브랜드로 연다. 이게 지금 진양식 연쇄 인수 전략의 뼈대입니다. (이게 유일한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 중이긴 한데, 외 전략도 골자는 다 비슷)
그럼 이제 이 전략을 다른 섹터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여기까지 읽은 분들은 아마 이런 생각이 드실 겁니다.
“좋아, 이 구조는 커머스엔 잘 맞는 것 같아. 근데 내가 이걸 다른 산업에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예를 들어, “나는 온라인 커머스는 잘 모르는데, 송파구에 있는 커미숍은 다 사보고 싶다!” 라는 식으로요. 그래서 그럼 이 전략을 다른 섹터에서도 복제 가능한 형태로 작동시킬 수 있을까를 테스트해봤고,
그 과정에서 최소한의 전제 조건 세 가지를 정리하게 됐습니다.
연쇄 인수 전략이 작동하기 위한 3가지 조건
EBITDA 대비 저렴한 매물이 충분히 많은 섹터인가? 수익성 대비 싸게 산다는 건 매도자 압력이 높다는 뜻입니다. 노동집약적이거나, 리스크가 높거나, 장래성이 낮은 산업일수록 이런 구조가 나옵니다. 구조적으로 싸게 살 수 없다면, 연쇄적으로 인수하기가 어렵습니다.
반복 매출이 존재하거나, 간단한 기술적 과제로 해자를 만들 수 있는가? 단순히 재구매율이 아니라, 고객이 “왜 다른 곳이 아닌 여기서 사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안 된다면 적어도 간단한 기술적 과제로 구현 가능한 고객 락인 장치라도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예: 무인세차장의 선불 카드)
판관비 통합 시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항목이 존재하는가? 예를 들어 운송비가 30% 이상이면, 자체 물류를 세팅하는 게 구조 개선의 핵심이 됩니다. 통합해도 개선 포인트가 없다면, 그건 그냥 나쁜 사업체를 여러개 가지고 덩치만 커지게 된 거죠.
예시: 강남구에 있는 왁싱샵을 다 인수해서 통합해보겠다!
그럼 이제 위 체크리스트를 활용해볼 가상의 시나리오를 만들어봅시다!
예를들어, 진양의 친구가 강남의 왁싱샵들을 전부 인수해 통합하려고 합니다. 그럼 위 세 가지를 체크리스트처럼 돌려보는 겁니다.
매도 압력: 강남에 왁싱샵은 수익성 대비 싸게 살 수 있을까? (리서치 필요)
매출의 끈끈함: 고객이 왜 이 샵을 고를까? 예약, 위치, 서비스 퀄리티? 기존 고객 락인 시킬 수 있을까?
판관비 구조: 인건비 > 소모품비 > 감가상각 순이라면, 통합 시 절감할 수 있는 항목이 실제로 있나? 인건비가 50%네? 효율화가 가능한가?
하나씩 돌려보면 금방 답이 나옵니다.이 시나리오에서 진양의 친구는 아직 이해도가 너무 낮아요.즉, 아직 인수할 준비가 안 된 겁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돌려본 시점에서 이제 어떤 산업을 더 공부해야 할지, 혹은 본인이 이해도가 높은 다른 섹터에서 인수를 집중해야 할지를 명확히 알게 되니 이미 한 단계 성장한 거나 다름없죠!
마무리
결국 인수창업은 구조적으로 시간을 사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인수 전에 그 만큼 시간이 많이 들어가긴해요. 적어도 “내가 인수하지 않아도 0→1로 창업할 수 있을 만큼 이해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단톡방에서도 자주 하는 말이지만, 인수 전에 공부 안 하면 인수 못 합니다.
그게 안 되면, 인수는 그냥 도박이고 복제는 환상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