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진양입니다!
오랜만에 인수창업 가이드북 콘텐츠로 돌아왔습니닷!! 마지막으로 쓴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잘 안 날 만큼 오래된 것 같네요.
그래서 오늘 글은 실제로 인수를 준비 중이거나, 제 뉴스레터를 참고해서 실제 매물을 인수하려고 검토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글 마지막에는 정모 초청장도 있으니 실제 인수 검토중이면 컴컴! 선착순 30명)
오늘은 제가 직접 수백개의 미팅을 다니며 직접 부딪히며 꺠달은, 인수창업의 역설적인 개념 하나를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좋은 매물을 찾으려고 하면 할수록, 좋은 인수와는 멀어진다’는 점입니다.
엥? 처음 들으면 좀 이상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수많은 매물들을 검토하면서 깨달은 사실입니다. 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를 포함해서) 인수창업을 처음 시작할 때 이렇게 생각합니다.
‘좋은 매물을 찾아서, 저렴한 가격에 인수해야겠다. 개꿀 쿠쿠루삥뽕’
근데 그렇게 접근하는 순간 당신은 이미 인수창업의 여신이 파둔 함정에 빠진겁니다. ‘좋은 매물을 찾으려는 마음은, 매물의 ‘좋은 이유’에 꽂히게 만들고, 그 때문에 비이성적인 판단을 하게 되는 디버프에 걸리게 됩니다. 연애에 비유하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이성적이고 머리가 좋은 사람도 ‘가스라이팅’에는 누구나 잠재적으로 취약합니다. 한번 빠지면 상대의 단점보다 장점을 희망 삼아 관계를 유지하죠.
‘그래도 애는 술만 안마시면 착해..’ 같은 말을 인수창업에서 그대로 번역해도 돼요.
‘그래도 이 사업체 수익은 적은데, 인수 가격은 착해..’ 이런 식으로
결국 매물의 강점에만 매몰되어, 봐야 할 단점들은 대충 넘기고, 기도를 하게 되죠.
저도 한 백 개 넘는 인수 미팅 다녀보고 나서야, 이걸 완전히 반대로 접근해야 한다는 걸 꺠달았었는데요. 오히려 인수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여러개 세워두고, 그것들을 일종의 ‘거름망’으로 삼아서 매물을 흘려 보내야 하더라고요. 그렇게 거르고 걸러야 진짜 남는 매물들이 알짜 매물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인수를 위해서 매물을 찾으면 이상한 매물만 남고, 반대로 인수하지 않을 이유를 찾을수록 오히려 좋은 매물만 남게되는 묘한 역설이 완성됩니다..
왜 선별(필터링)이 중요할까?
이 ‘선별(필터링)’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아마 여러분이 발굴하게 될 대부분의 딜이 결국 인수하지 않을 사업체이기 때문인데요. 이런 매물들을 빠르게 걸러낼 수 있어야, 진짜 가능성 있는 소수의 매물들을 깊게 조사할 수 있는 리소스가 생깁니다. 예를들어 백 개의 매물을 발굴했으면, 그중 한 20개 정도가 1차 미팅할 만하고, 실제로 인수 할까말까 하는건 1개 정도뿐입니다.
게다가 1차 미팅 한 번 하는 것도 가벼운 일도 아닌데요. 소유주랑 일정 조율하고, 사업장 방문하고, 사전 질문 리스트 만들고, 후속 분석까지 하면 반나절은 뭐야 하루는 훌쩍 지나갑니다. 이런 미팅 스무 번 반복하면 한 달은 금방 날라가요. 그러면 인수한 사업체는 누가 키우나요??
그러면 필터링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까요?
저는 1차 필터랑 2차(심층) 필터로 나눠서 매물을 봅니다.
1차 필터는 단순함
1차 필터는 단순하고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해요. 예를들어 사업의 규모, 위치, 업종 같은 기본 요소만으로 판단하는 단계인데요. 이때의 핵심은 속도입니다. 차로 50분 이상 걸리면, 위치 안 맞으면 1분 내 탈락. 업종이 안 맞으면 탈락, 규모가 안 맞으면 탈락, 원가율 얼마 이상이면 탈락, 판관비율 몇프로 이상이면 탈락, 등. 이 단계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쓰면, 정작 중요한 20개의 매물을 심층 분석할 시간이 부족해져서 빨리빨리 쳐내야해요.
반면 2차(심층) 필터는 완전 다른 단계인데요, 뭔가 정답으로 딱 떨어지는 문제들은 아니고, ‘더 알아볼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필터들이 많아요. 근데 결국 더 알아볼 가치가 있는지의 핵심 평가 요소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매출의 질, 즉 매출의 인수 후 지속 가능성이고, 두 번째는 소유주의 매각 의지입니다.
2차 필터: 매출이 인수 후 지속 가능할지
매출의 인수 후 지속 가능성은 단순하게 재구매율로만 판단할 수 없습니다. 재구매율은 결과값일 뿐, 이유 자체를 설명할 수 있어야해요. 즉, 고객이 왜 이 회사를 계속 선택하는지를 합리적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합리적인 이유는.. 예를들어 ‘고객의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용은 적으면서, 전환 비용이 높은 매출’의 경우가 있겠네요. 이 경우에는 매출은 매우 끈끈해집니다.
예를 들어 케이터링 업체에 파티용품을 렌탈해주는 B2B 회사를 생각해보세요. 언뜻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업종이라 재구매율이 낮을 것 같지만, 케이터링 입장에서는 새 업체로 바꿨다가 문제가 생기면 행사 전체가 망하고 평판이 날아갑니다. 그러니 조금 더 비싸더라도 검증된 (한 번 거래 해본) 업체와 거래를 유지하려는 강한 동기가 생깁니다. 케이터링 업체 입장에서 전환 비용은 높지만, 행사 진행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기 때문에 이 매출은 매우 sticky합니다. (이 사례는 HBR 책에서도 소개된 케이스입니다.)
2차 필터: 소유주의 합리적인 매각 사유
두 번째는 소유주의 매각 의지입니다. 매물로 올라왔다고 해서 모두 팔고 싶은 건 아닙니다. “좋은 가격이면 팔겠다”는 말은 사실상 “팔 생각이 없다”는 뜻이죠. 진짜 매각 의지가 있는 경우에는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건강 문제, 세대 승계, 혹은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경우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이유가 명확할수록 실제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2차 필터: 자신만의 심층 필터를 만들어야 함
여기서 더 나아가면, 자신만의 심층 필터를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최대 인수가로 측정할 수 있는 에비따 멀티플이 최소 영업 기간보다 길어야 한다’를 하나의 기준으로 둡니다. 예를 들어 에비따 2배를 받고 싶어 하는 사업체라면, 적어도 2년은 그 매출로 영업을 이어왔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매출 기록이 6개월짜리 사업인데 요구 가격이 18개월치 에비따라면, 수익이 아무리 커도 인수하지 않습니다. 6개월짜리 사업이 앞으로 18개월을 버틸 거라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최소 2년치 에비따를 받고 싶다면 최소 2년은 운영했어야 한다, 이것이 제 심층 필터입니다.
물론 이건 제 기준일 뿐입니다. 사람마다 인수 전략도, 방식도, 접근 가능한 딜플로우도 다 다릅니다. 중요한 건 필터가 너무 촘촘하면 아무것도 못 사고, 너무 느슨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결국 자신만의 스윗스팟을 찾는 게 핵심입니다.
결국 인수창업은 ‘찾기’가 아니라 ‘걸러내기’입니다. 백 개를 보고, 여든 개를 버리고, 스무 개를 분석하고, 그중 열다섯 개를 걸러내고, 마지막 한 개를 인수하는 과정. 이때 가장 중요한 건 ‘인수하지 않을 이유를 찾지 못한 매물’입니다. 조급해하지 마세요. 필터를 만드세요. 그리고 시스템을 믿으세요. 시간은 언제나 인수자의 편입니다.
그, 이번 글에서 쓴 딜플로우 및 딜 필터링 노션 템플릿 필요하시면 요청해주세요. 패캠 수강생들한테 드리려고 내부에서 쓰던거 정리한 것들 7-8개 중 하나인데 (아마 이거 한개 정도는 무료로 풀어도 별 말 없을듯??!) 댓글에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1, 2차 필터 체크리스트와 딜 파이프라인 관리 템플릿 복사 권한을 보내드릴게용!! 댓글에 이멜 꼬우꼬우.
아 그리고, 정모도 하는데요, 선착순 30명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감사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귀한 노하우를 나눠 주셔서 감사해요. 노션 템플릿 공유 부탁 드립니다 🙏🏼
daykim22@gmail.com
글 잘보고 있습니다 :)
템플릿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lina00084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