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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진양입니다. 최근 많은 분들이 새롭게 구독해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신규 구독자 분들을 보니 적극적으로 인수 창업에 엄청난 관심과 경험이 있으신 분들도 계시고! 또 가볍게 인수 창업에 대한 호기심과 생생한 경험담을 듣고 싶어하는 분들도 많다는 걸 느낍니다.
두 부류 모두를 즐겁게 충족시킬 수 있게, 재미있지만 진솔한 저의 창업 과정과 머릿속 생각들, 그리고 인수 창업가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들로 가득한 콘텐츠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읽기도 쉽고, 찾아보면 깊은 내용도 많은!)
연휴도 끼어 있고, 황금 같은 4일 연휴라 그런지 저도 너무 타이트한 글은 손이 안 가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가볍지만 인수 창업 시장의 본질을 건드리는 주제로 써보려 합니다!
첫 창업 아이템: 엑싯나우의 흑역사(?)
저는 지금처럼 인수 창업 과정을 콘텐츠로 풀어내기 이전에 ‘엑싯나우’라는 소형 사업체 중개 플랫폼을 만들었어요.
그 당시 국내 시장에는 ‘셀러오션’이라는 네이버 카페와 ‘사이트프라이스’라는 홈페이지에서 그나마 작은 쇼핑몰을 거래할 수 있었죠.
그당시 저는 ‘셀러오션’이나 ‘사이트프라이스’에서 작은 사업체를 인수하는 건 어딘가 모르게 불편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마침 해외에서 acquire.com이나 flippa.com 같은 사이트들을 보면서 그 불편함이 기능의 부재에서 온다고 성급하게 판단했었죠.
‘그래, 이렇게 풍부한 매물 리스트에서 내가 원하는 필터를 설정해서 볼 수 있다면, 누구나 더 쉽게 사업체를 인수할 수 있겠지!’
그때의 저는, 제품을 만들어 사람들을 모으고 기업 가치를 키우는 사업밖에 모르던 어린 진양이었고, 결국 아주 나이브한 접근으로 문제의 표면만 해결하는 제품을 만들었죠.
결과는, 단 한 건의 중개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열심히 제품만 찍다가 엑싯나우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때도 지금도 가장 많이 받는 질문: ‘매물은 어디서 구하나요?’
그때도, 지금도 처음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이겁니다:
“진양님, 매물은 어디서 구해요?”
솔직히 너무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이지만, 때로는 답하기 싫을 때가 있어요.
핑프(핑거 프린세스)라서 그러냐고요? 솔직히 조금은 있지만, 이해는 합니다. 😆
그래서 이런거야 언제든지 알려줄 수 있죠!
‘셀러오션’, ‘사이트프라이스’, ‘셀러넷’, ‘쿠키딜’, ‘딜플러스’, ‘사업하다’, ‘앱은 fello.io’, ‘언론사는newsmarket.best’, ‘오프라인 점포는 점포라인, 아싸점포거래소’ 등등…
국내에는 이런 초소형 사업체 매물 중개 게시판이 정말 많아요. 하지만 답하기 싫은 진~~~짜 이유는
이 모든 사이트들이 결국 제가 과거 만들었던 ‘엑싯나우’처럼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수많은 게시판 중 하나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본질은 ‘플랫폼’이 아니다
아무리 매물 등록이 편리해지고, 프로필에 파란 인증 마크가 붙고, 에스크로, 전자계약으로 계약과 송금이 간편해지고, 멋진 UIUX와 고도화된 정렬 기능들이 들어간다 해도
인수창업 시장의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않아요.
‘좋은 매물이 어디에도 없어요!’
즉, 더 정확한 질문은 “매물을 어디서 구하느냐”가 아니라
“좋은 매물이란 무엇이고, 좋은 매물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입니다.
양수자, 양도자, 중개자의 이해관계 정렬
좋은 소형 사업체 매물을 구하기 힘든 문제는 국내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Flippa는 오랫동안 ‘eBay for bad websites’라는 꼬리표가 붙어왔고, 신흥 강자인 acquire.com도 점점 저조한 품질의 매물이 쌓이고 있죠.
해외 인수 창업 관련 서브레딧만 봐도 허위 매물, 사기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습니다.
이런 저품질 매물들이 쌓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공적인 인수 창업 사례도 점점 줄어듭니다.
결국 성공 사례가 사라지면, 투자 자산으로서의 시장 가치도 점점 사라지게 됩니다.
이 해외 사례들을 떠올리며 국내 시장을 바라보면, 국내 초소형 사업체 중개 시장에서 우리가 반드시 풀어야 할 핵심 문제는 결국 하나입니다:
“국내 인수 창업에서 성공 사례가 거의 없다”는 것.
따라서 인수 창업의 공개 성공 사례만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하면,
더 많은 잠재 인수자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자연스럽게 매물의 질도 개선될 수밖에 없습니다.
(성공 스토리 → 시장 신뢰 → 진입자 증가 → 매물 질 개선)
즉, 한두 개의 제대로 된 성공 사례만 등장해도, 이 시장은 한순간에 확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기에 이 시장이 커진다는 것에 베팅을 해야할 경우, 매수자, 매도자, 중개자의 이해관계를 모두 ‘매수자의 인수 창업 성공’과 정렬시키는 구조를 만드는 게 최우선이라고 봅니다.
그럼, 각각의 이해관계자별로 어떤 변화를 통해서 위 구조를 만들 수 있는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양수자 입장
양수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신의 투자 회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능력이나 가이던스 부족으로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어야 합니다.
가령, 매물과 양수자의 핏이 맞지 않는다면 거래를 성사시키지 않는다거나, 인수인계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아서 사업 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는 절대로 없어야 합니다.
심지어 양수자의 역량이 부족할 경우 사업체를 거래하지 않는 것도 고려 해야합니다. 마치 집주인도 임대자의 신용을 체크하는 해외 부동산 시장처럼, 양수자가 보유한 현금과 능력을 매각 전에 검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양도자 입장
양도자 입장에서는 양수자의 성공이 본인에게도 이익이 되도록, 예를 들면 대금 지급 구조, 사외이사나 자문 형태의 지분 구조, 혹은 매각 후 컨설팅 계약 같은 방식으로
단순히 팔고 끝나는 게 아닌, 지속적인 관계를 설계해야 합니다.
이런 구조를 만드는 것이 관습화 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좋은 사업체는 가족과 지인들에게만 거래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좋지 않은 매물들만 공개적으로 덤핑되겠죠)
양도자에게 지속적인 관계가 그저 불필요한 노동이 아닌, 본인의 금전적 이익과 정렬 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중개자 입장
중개자 입장에서는 양수자의 성공 스토리를 통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양수자를 모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단순 중개 수수료로 끝내지 않고 중개 후 성과에 따라 성공보수를 받거나, 예상치 못한 문제를 미연에 막는 보험, 보증 장치를 도입해 더 안전하고 좋은 매물만 다룰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예를들어 매출 자료, 비용 자료에 대한 교차 검증처럼 단순하게 재무제표를 받아주는 것이 아닌 플랫폼을 통해서 제공되는 데이터가 실제 사업의 영위를 위한 데이터인지 검증 해주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회계 법인들이 해주는 고비용의 실사 서비스를 AI로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겠네요.
중개자는 중개자의 책임이 있는 법입니다. 그리고 그 신뢰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그저 다른 게시판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초소형 매물의 신뢰 구축은 (선지급 구조로는) 어렵다
예전에 인터뷰에서 말했듯, 사업체 매각에서 신뢰를 구축하는 데 100억짜리든 1억짜리든 들어가는 시간/비용은 비슷합니다.
다만 초소형 매물은 수수료로 가져갈 몫이 작다 보니 선지급 비용 구조로 이해관계를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100억 짜리 매물은 수수료 0.5% 해도 회계 법인 실사 비용 충분히 커버 가능)
그래서 미래 가치에 대한 약속을 기반으로 새로운 신뢰 구조를 짜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 거죠.
위 방식이라면 초소형 시장에서도 중개업이 가능하겠지만, 솔직히 과정은 꽤 험난할 겁니다.
시장 규모도 작고 성공 확률도 낮기에, 다른 기회들을 놔두고 굳이 이런 시장에서 중개업을 시작하라고는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즉, 성공 사례가 많으면 자연스레 중개는 따라 옴
결과적으로 어떤 방식이든 중개업체는 자신이 연결한 사업체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이 선행돼야 합니다.
예를 들어, 중고차 시장에서 팔리는 차들이 전부 침수차라면, 어떤 중개자도 이 시장에서 돈을 벌기는 힘듭니다.
중개자는 좋은 매물에 대한 자기 기준이 없다면 결국 또 다른 ‘고장난 자동차 중개자’로만 인식될 뿐입니다. 그렇지만 자신만의 기준으로 ‘좋은 사업체’만 다루는 중개자로 포지셔닝한다면..!
언젠가 이 ‘폐차 시장’ 안에서도 ‘롤스로이스 1952년형’을 중개하는 명차 중개자가 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그래도 혹시 이 글을 보고 ‘그래도 한 번 중개자가 되어보고 싶다’라는 분이 계시다면, 예전 인수 전 BitsForDigits 처럼 양수자와 양도자의 이해관계를 정렬 시키는 사례나 newsmarket.best, 점포라인, fello.io 같은 특정 니치에 특화된 중개자로 포지셔닝하는 방향을 추천드립니다.
한번 같이 구체적으로 상상해볼까요?
만약 진양이 과거로 돌아가 다시 이런 중개 플랫폼을 만들어볼 기회가 주어진다면..?!
만약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GTM 전략을 짤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저라면 Tiny Acquisitions, Little Exits 같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서 3000만 원 이하 초소형 커머스 매물만 다루고 인수자가 평생 사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멤버십을 함께 제공해 인수자와 중개자의 이해관계를 정렬하는 방향으로 갈 겁니다.
이 가상의 멤버십에서는 인수한 사업체를 영위하는데 필요한 교육 과정을 전체 생애주기에 맞춰서 제공하고, 더 나아가 일종의 창업 쌀롱같은 형태로 창업자의 이성과 감성적 니즈를 모두 충족 시켜줄 것입니다.



더 나가보면, 중개자가 공유오피스를 인수해서 셀러들을 한 공간에 모으는 방법도 있겠네요. 택배비나 기타 온라인 셀링을 위한 인프라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한명의 인수자의 성공하는 사례를 기반하여 새로운 잠재적 인수자도 모집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처럼, 무조건 인수자의 성공을 위해서 모든 방향을 정렬 시키고, 네트워크 효과를 증진 시키는데 모든 것을 다 쏟습니다.
그러면, 양도자는 어떻게 하냐고요?
소액 매물만 취급하면 신용카드, 할부로도 결제할 수 있게 만들고, 양도자는 최대한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빠른 현금화를 당근삼으면, 까다로운 검증을 통해 진짜 좋은 매물만 엄선해 다루는 게 가능해집니다.
결과적으로 높은 진입장벽을 낮추고, 모두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품질 저하를 막는 메커니즘까지 완성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처럼, 3,000만원 이하 니치 시장에서 양수자와 중개자의 이해관계 조율에 집중한다면 예전 엑싯나우 보다는 더 명확한 사업 개발 전략이 나오네요.
잠재적 양수자, 양도자에게 가벼운 매칭 안내
저번 서한에 작성 한 것 처럼, 저는 당분간 스낵 프랜차이즈화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7월 홍콩 스낵 컨벤션 참가 전까지 하나의 BI로 통일된 2호점과 활발히 운영되는 온라인 스낵몰을 운영하는 게 목표예요.
그럴듯한 ‘와꾸’를 만들고 나면, 수출 의도를 가진 업체들을 대면해서 설득하는 건 훨씬 쉬울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수 창업 이야기는 이렇게 일주일에 한 편씩 풀어가겠지만, 맞춤형으로 1:1 지원(예: 매물 찾아주기, 검증, 중개 플랫폼 만들기)은 현재로선 리소스가 부족해 어렵습니다.
다만, 가벼운 매칭 정도는 충분히 해볼 수 있으니
혹시 본인이 인수 창업을 희망하는 잠재 창업가나,
사업 매각을 원하는 양도자 분들은 편하게 본인 소개와 함께
me@jianyang.co.kr로 이메일 주세요.
구독자들 한정으로 일단 최대한 연결 도와드리겠습니다. 편하게 연락 주세요!
그러면 오늘도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