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세탁범에게 배우는 인수창업 (feat. 오자크)
좋은 인수 대상은 없다. 당신의 목적에 맞는 사업체만 있을 뿐
새벽 수유와 오자크 (인수창업 + 돈 세탁 이야기)
안녕하세요 진양입니다!
올해, 둘째가 태어나고 나서 새벽 수유 시간에 멍하니 있으니까 시간이 너무 안 가더라고요.
그래서 최근에 넷플릭스를 틀어놓기 시작했는데, 진양 단톡방에서 한 분이 오자크를 추천해주셨어요. 돈 세탁 이야기인데 인수창업 내용이 많이 나온다고.
처음엔 배경음처럼 틀어놨는데, 수유하면서 한 편 두 편 보다 보니 어느새 시즌 4까지 왔습니다. 시즌 3 넘어가면서 인수 이야기는 사라지고 카르텔이랑 마약 이야기만 나오기 시작해서 중도 하차하긴 했지만요ㅋㅋㅋ
오자크는 돈 세탁 드라마입니다
주인공이 카르텔의 돈을 세탁하기 위해 반강제로 오자크 지역에 내려와서 여러 사업체를 인수하는 이야기인데요. 망해가는 스트립바도 인수하고, 허름한 펜션도 인수하고, 나중엔 카지노 허가를 따내려고 배까지 인수합니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인수 기준은 딱 하나입니다. ‘현금 매출이 많냐.’
반복 매출이 있는지, 소유자 의존도가 낮은지, 경기 영향이 적은지, 고객이 분산되어 있는지. 정통 인수창업 도서에 나오는 기준들은 아무것도 고려하지 않아요.
당연하죠! 주인공의 목적은 사업을 잘 운영하는 게 아니라, 돈을 세탁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드라마를 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인수 대상”이라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인수자의 목적에 맞는 사업체만 있을 뿐이다.
인수 목적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 시장
보통 인수창업 이야기를 하면 업종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스마트스토어만”, “나는 카페만”, “나는 앱 서비스만” 이런 식으로요.
하지만 업종보다 더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왜 인수를 하려고 하는가?”
오자크의 예시처럼, 인수 목적이 달라지면 좋은 사업체의 기준도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제가 인수창업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주변에서 관찰한 인수 목적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부업 기반 인수
지금 진양 커뮤니티에 오시는 분들 중 가장 많은 케이스입니다.
직장을 유지하면서 추가적인 현금흐름을 만들기 위해 작은 사업체를 인수하는 경우예요. 회사 사정이 불안해졌거나, 속해있던 팀이 사라졌거나. “나를 지켜주던 회사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시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경우 사업의 성장성보다 운영의 수월함이 훨씬 중요합니다. 운영 시간이 짧고, 풀오토에 가까운 구조이며, 집이나 직장에서 물리적으로 멀지 않은 것.
이 기준으로 보면 작은 스마트스토어도, 1~2억짜리 동네 카페도, 크몽이나 숨고 기반의 작은 에이전시도 모두 인수 대상이 됩니다. 이들에게는 ‘작지만 안정적인 사업체’가 오히려 더 좋은 딜입니다.
2. 롤업 기반 인수
특정 분야에 고정비와 역량을 구축해두고 연쇄 인수를 하는 방식입니다.
저도 이 케이스에 해당하고요. 같은 구조의 사업체를 여러 개 인수해서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전략인데, 브랜드 애그리게이터도 사실상 온라인 브랜드를 연쇄 인수하는 롤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롤업 목적으로 인수할 때 보는 기준은 다릅니다.
예를 들어 커머스 롤업이라면, 구조적인 재구매 원인이 있는지, 공헌이익 대비 인수가가 적절한지, 광고 효율이 일정한지, 운영의 표준화가 가능한지를 봅니다.
롤업 인수자의 핵심 질문은 하나예요. “이 사업을 5개로 만들면 뭐가 좋아질까?”
예를들어, 송파구에 피시방을 5개 인수하면 구매 규모가 커지나? 마케팅 효율이 올라가나? 운영을 자동화할 수 있나?
이 질문에 답이 안 보이면, 단일 매물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롤업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롤업 인수자에게는 개별 사업체의 매력보다 복수의 사업체가 만들어내는 구조가 더 중요합니다.
3. 경험 기반 인수
흔하지는 않는데, 사업을 처음 해보거나, 특정 업종을 배우기 위해 작은 사업체를 직접 인수해서 키워보는 경우입니다. (보통 돈이 좀 있는 경우..)
경험 기반 인수하는 사람들은 재무 지표보다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해집니다.
수익보다 매출이 더 중요하고(고객이 있어야 배울 수 있으니), 운영 방식을 제대로 인수인계해줄 선의의 기존 대표가 중요하고, 이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명확해야 합니다.
“3개월 동안 월급은 받겠지만, 기존 대표가 붙어서 운영을 직접 알려준다”는 이상한 조건이 오히려 훨씬 매력적인 딜이 되는 케이스예요.
이런 인수는 학습과 투자가 섞인 형태로, 0→1을 만드는 시간과 비용을 인수가로 환산한 것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그래서 경쟁자는 오히려 학원이나 온라인 비즈니스 강의들..!
그래서 생긴 생각 하나
이렇게 목적별로 시장을 나눠서 보면, 인수창업 시장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예를들어, 저는 요즘 점포라인을 종종 열어봅니다. 카페, 치킨, 미용실, 헬스장, 무인매장… 온라인 커머스보다 훨씬 다양한 업종이 매물로 나와있어요. 그런데 롤업을 목적으로 보면, 인수할 만한 매물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점포라인에서 매출이나 수익률로 아무리 정렬해도, 반복 매출 구조인지, 운영 표준화가 가능한지, 기존 대표 의존도는 어느 정도인지를 볼 수 없으면 의미 없는 정렬이 되거든요.
그래서 요즘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인수 목적을 기반으로 딜을 정리해주는 중개 서비스가 있으면 어떨까. 부업형, 롤업형, 경험형처럼요… 그러면 매수자도 자기 목적에 맞는 매물을 더 빠르게 찾을 수 있고, (저도 롤업 가능한 딜플로우를 더 많이 볼 수 있고…!)
예전에 이야기한 ‘인수창업 연구소’도 이 방향을 염두에 둔 아이디어였는데, 오늘 글을 쓰면서 조금 더 구체화된 것 같습니다.
당신은 왜 인수를 하려고 하나요?
부업인가요? 롤업인가요? 경험인가요?
댓글로 남겨주시거나, 아래 설문에 참여해주시면 목적에 맞는 딜을 정리하는 서비스를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