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수 기준은 무엇인가요?
가장 최근 커피챗에서 다양한 인수창업가들을 만나며, 직접 겪은 사례들도 공유하고, 그들이 고민하는 전략이나 인수 방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눌 수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저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들을 접하게 되면서, 인수 매물을 바라보는 시야가 한층 더 확장되는 기분이었습니다.
거의 모든 커피챗에서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나왔습니다:
진양님은 어떤 사업체를 좋아하세요? (어떤 기준으로 인수하세요?)
사실 이 질문은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대답할 수 있어요. 정답이 너무 많은 질문이라..
그 순간에는 대답하지 못했지만…
제가 집에 돌아와서 고민해본 결과 가장 좋은 비유는 바로… [결혼]입니다.
엥..?
진짜루, 결혼과 인수창업… 은근히 닮았습니다
결혼처럼, 사업체 인수도 한번 시작하면 그만둘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주사위는 던져졌다!)
음, 그리고 시작하게 되면 그 순간부터 내 정신과 에너지의 대부분이 빨려들어가게 됩니다!
정신력이 다 소모되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여 허송세월을 보내버리면,
몇 년 뒤 거울 속에서 젊음과 에너지를 다 잃어버린 껍데기만 남은 자신을 마주할 수도 있어요.
그렇기에 만족스러운 인수를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그리고 냉철하게 준비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고
‘어떤 사업체를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은 ‘지금 연인의 어떤 면이 좋아서 결혼하시는 거에요?’라는 질문처럼, 굉장히 다층적이고 복잡한 차원에서 고민해봐야해요.
예를들어, 사람마다 행복한 결혼생활의 이미지가 다르듯, 누구는
편안함을 주는 관계를 원할 수도 있고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를 원할 수도 있고
도덕성과 신뢰가 우선일 수도 있어요
이 기준들은 결국 편안함, 상호발전, 신뢰감, 안정성 등의 ‘척도’로 바뀌고, 이 척도에 따라 각자만의 ‘결혼 반려자 프로필’이 완성되죠.
그리고 이 프로필은 앞으로 만날 사람들을 평가할 때 중요한 나침반이 됩니다.
자, 이제 이걸 인수창업에 그대로 옮겨봅시다. 다행히 결혼보다 훨씬 덜 복잡해서 다행이에요.ㅋㅋㅋ
[반려자 프로세스]
어떤 유형의 결혼생활 (예: 안정성, 동반성장, 신뢰, 등)을 원하는지 상상해본다
외적 기준(예: 외모, 학벌, 직업 등)을 설정한다
제외할 요소도 함께 정리한다 (예: 알콜중독, 흡연자, 등)
통합하여 ‘이상적 반려자 나침판’을 완성한다
그러면, 인수창업에도 적용해보면..?
[인수 프로세스]
어떤 유형의 기회를 원하는지 정의한다 (예: 고성장, 안정성, 저평가 등)
타겟 회사의 규모와 업종을 설정한다 (예: 매출 1억 이하, 온라인 의류 커머스 등)
제외할 요소도 정리한다 (예: 이미테이션 제품, B2B 특수 업종 등)
통합하여 나만의 ‘인수 나침판’을 만든다
결혼과 비교하니 좀 더 직관적이고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그렇다면 아주 좋은 신호입니다.
사실 진양의 과거 글에서 2-4에 해당되는 내용은 종종 언급했어요 (‘나에게 맞는 회사 찾는 법’, ‘좋은 매물은 어디 있는가?’, 등).
하지만 어떤 유형의 기회를 추구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안한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 조금 이야기 해보려고요.
그대는 어떤 유형의 기회를 원하는가? (리스크 vs 업사이드)
‘진양님은 왜 이렇게 저평가된 사업체만 인수하세요?’
네, 저는 항상 ‘저평가된’ 사업체를 인수해왔어요. 커피챗 할때도 맨날 이야기하고, 글에서도 맨날 이야기 한 것 같아요.
투자의 대가 워렌 버핏은 B급을 싸게 사기보다 A급을 적정가에 사는 게 좋다고들 하지만, 인수 후 밸류업을 전제로 한 마이크로 PE 입장에서는 조금 다르게 접근해요.
가령, 저는 매출은 높은데 ‘완전히 엉망인’ 회사를 좋아해요. 과거 유아 타이즈 브랜드도 매출은 컸지만 비용 구조는 완전히 망가져 있었거든요.
그 덕분에 가성비 있게 인수할 수 있었고, 고쳐 나가며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었죠.
반면 제가 상담해본 다른 인수 희망자 분은 ‘꾸준하고 안정적이며 성장 가능성도 있는’ 회사를 찾습니다. 또 어떤 인수 창업가 분은 자신의 팀의 해외 마케팅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회사를 원하고요. 어떤 분은 ‘항상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청소용역업체 같은 저성장 기업에 꽂히기도 해요.
이 모두가 유효한 전략이에요. 중요한 건 본인의 ‘기회 선호도’를 명확히 아는 거죠.
결국 그 기준은 예전부터 진양이 늘 강조했던 ‘리스크’와 ‘업사이드’라는 스펙트럼 위에 놓이게 됩니다.
이번 편에서는 진양이 가장 잘하는, 바로 그 Low Risk, Low Growth 구간에 있는 매물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진양이 선호하는 3사분면: 로우 리스크, 로우 그로스
진양은 손실 위험도가 낮으면서 성장 잠재력도 낮은 매물들을 선호해왔어요. 이런 매물들의 공통점은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요가 있으면서도, 이미 성숙한 산업에 있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진양이 처음 인수했던 사업체는 타이즈 유통 회사였어요. 매년 고객이 1%라도 증가하면 너무 감사할 수준이었고, 고성장은 어렵지만 기술적 위협도 거의 없는 산업이었죠.
하지만 최첨단 스마트폰을 쓰더라도, 어린이집을 가며 타이즈는 계속 살 것이고, 인공지능이 수많은 산업을 혁신해도, 아기들은 돌잔치때 타이즈를 항상 신게 될 테니까요.
이런 산업은 PER이 낮고, 가격 협상 여지도 크며, 인수 가격을 공격적으로 흥정함으로서 투자 리스크를 직접적으로 줄일수 있죠. 인수 가격이 내려가는 것 만큼 좋은 리스크 헷징 수단은 없죠.
하지만 반대로 인수 후에는 사소한 차별화만으로도 장기 고객 확보가 가능하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어요.
예를 들어, 친절한 고객 응대, 파손 줄여주는 포장 설계만으로도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어요. 진양이 인수한 타이즈 유통 회사도 가장 처음에 한 것이 무료반품케어 서비스 킨 것이었고, 그것으로 인해서 굳건하게 키워드 검색 1위를 탈환할 수 있었어요.
이런 레거시 사업에서는 사소한 차별화가 장기 고객 충성도를 만들 수 있다는 사례는 너무 많아요. 최근에는 유튜브에서 유리닦는 청년 사례도 있겠네요.
또한 저성장 산업일수록 오히려 혁신의 마진이 넓게 열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품 자체의 혁신은 찾기 어려워도,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은 더욱 유효하게 작동해요. 예를 들어, 단건식 상품 판매에서 구독형으로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수익 구조를 크게 바꿀 수 있습니다.
한번 상상 해볼까요? 예를들어
배관 수리 → 주택 관리 구독 서비스
세탁소 → 특수 의류 관리 구독 서비스
영어 교육 → 온라인 영어 유치원
등등..
물론 3사분면의 단점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3사분면은 확실히 리스크는 낮게 가져가면서 플레이 해볼 수 있는 업사이드 전략들이 명확하고 단순한 것이 최대 장점 같아요. 모두다 성장을 외치는 다른 사분면보다는 확실하게 안정감이 느껴지거든요.
마치 마음이 해수면처럼 잔잔하고 느긋한 결혼생활을 꿈꾸던 진양처럼, 인수창업에서 선호하는 기회의 형태도 많이 닮아있나 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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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처럼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같이 인수 창업 이야기를 키워나가요
부분 유료화가 된 이상..! 앞으로 파산까지는 인수 창업 이야기들 풀어나가겠습니다!






아이, 이번 편 재미있는거 같은데 지표는 별로네요 까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