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펀드의 새로운 흐름 LTH (Long Term Hold)
약국 50개를 인수하면?? 신흥 LTH 모델와 수직적 통합 이야기
안녕하세요, 진양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다들 즐거운 연휴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연휴인 만큼 머리 아픈 이야기보다는 가벼운 주제로 수다 좀 떨다 가겠습니다.
요즘 서치펀드 씬의 트렌드라고 해야 할까요? LTH(Long Term Hold) 모델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혹시 ‘서치펀드가 뭐야?’ 싶으신 분들을 위해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서치펀드 - 창업자가 먼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한 뒤, 인수할 만한 기업을 탐색(Search) 및 인수하여 직접 CEO로서 경영하는 구조.
인수할 회사를 찾는 자본과 실제 인수하는 자본이 나눠져 있는 독특한 모델이라 전용 명칭까지 있죠.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InsightEDGE의 서치펀드 소개나 낭투파의 서치펀드 리서치 리뷰 글을 참고해 주세요. 둘 다 아주 명문입니다.
그럼 이제 LTH 모델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요~?
전통적 서치펀드 vs Self-Funded
원래 서치펀드의 정통적인 모습은 이렇습니다…!
한 2년 정도 매물 탐색해서 회사 하나 인수하고, 서처가 지분 20~30% 정도 챙긴 뒤 8년 정도 운영하는 거죠. IRR 35%, ROI 5배 정도를 재무적 목표로 잡고 엑싯 계획을 짭니다.
여기서 창업자 지분을 더 올리고 싶으면 ‘Self-Funded Search’ 방식을 택하기도 합니다.
회사 탐색 자본 없이 사비로 발품 팔아 매물을 확정한 뒤, 인수 자금만 투자를 받는 거죠. 돈이 아주 많거나 저처럼 작은 매물을 노린다면 자비에 대출을 섞기도 하고요. (진양도 굳이 분류하자면 아직은 Self-Funded Search 쪽에 가깝겠네요!)
1984년 이후 지난 30~40년 동안 중소형 기업을 인수하는 창업(ETA)은 크게 이 두 구조가 꽉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오래된 균형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바로 LTH 모델의 등장입니다.
팔지 않고 끝까지 간다, LTH 모델
Committed Capital Vehicle 같은 무서운 단어에 당황하지 말아요. 쉽게 쉽게 생각합시다!!
LTH는 이름 그대로(Long Term Hold), 기존 서치펀드와 달리 10~20년 이상 보유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게 핵심입니다. 5~7년 내에 매각하는 게 목표인 기존 서치펀드 모델과는 결이 다르죠. 단기적인 IRR보다는 장기적인 기업 가치 증대에 올인합니다.
보통 초창기에는 직접 경영자로 뛰다가, 추가 인수를 통해 덩치를 키우면서 서서히 ‘자본 배분가’의 역할로 진화하게 됩니다.
첫 인수 기업을 ‘플랫폼’ 삼아 동일 산업 내 경쟁사들을 먹어 치우며 키우는 건데,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습니다.
1. 수직적 통합 모델
파편화된 소규모 업체들을 계속 인수해서 백오피스를 통합하고 구매력을 높여 비용을 깎는 방식입니다.
예시: 개인이 운영하는 약국 수십 개를 인수합니다. 약사는 운영에만 집중하게 하고 마케팅, 물류, 약품 공급, 청구 업무는 본사에서 통합 관리합니다. 규모가 커지면 제약사와의 가격 협상력이 어마어마해지겠죠.
제 생각에는.. 현금 흐름이 안정적인 로컬 비즈니스라면 어디든 응용 가능합니다. 예를들어 만약 제가 무인 아이스크림 점포 50개를 인수해서 공급가 후려치기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면? 백오피스 개선해서 로스율을 전 매장 5% 감소시킨다면? 등등.. 끝도 없죠.
2. 수평적 지주사 모델
그리고 두번째 모델은 수평적 지주사 모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Constellation Software입니다. 회사를 인수하되 독립적인 경영 체제는 유지하면서 현금만 위로 끌어 올리는 구조죠.
운영은 각자 알아서 하되, 영업 시너지만 내는 형태입니다. 수직적 통합이 ‘운영 개선’에 방점이 찍혀 있다면, 이쪽은 ‘투자자’에 더 가깝습니다. 인수한 회사가 벌어온 돈으로 또 새 회사를 사고, 또 사고... 무한 반복입니다.
실제로 LTH를 지향하는 서처들은 수직적 통합으로 시작해 규모를 키운 뒤, 산업 범위를 넓히며 수평적 지주사로 진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왜 지금 LTH 트렌드인가?
사실 그동안 이런 ‘연쇄 인수(Consolidation)’나 장기 보유가 어려웠던 건 펀드 수명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엔 버크셔 해서웨이나 Constellation 같은 성공 사례가 쌓이면서, LTH 모델로 투자자를 설득해 만기 없는 자금을 모으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저도 지금 외부 자금으로 인수를 논의 중인 프로젝트들이 몇 개 있는데요. “회사를 인수해서 경영한다”는 본질은 같지만, 누구의 돈으로, 어떤 조건으로, 얼마나 오래 운영할지에 따라 제 인생 계획이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어떤 길이든, 건너기 전에 나이브하게 생각하지 않고 요건들을 꼼꼼히 확인하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오퍼레이터(Operator) 특성을 찍은 인수창업가가 될 것인가, 인베스터(Investor) 특성을 찍은 인수창업가가 될 것인가! 여러분은 어떤 미래가 더 끌리시나요? 댓글로 달아주세요!
그럼 다들 메리 크리스마스 보내시고, 우리는 다음 주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