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tack, 두나무, 그리고 첫 SAFE 투자
인수창업가 진양의 첫 SAFE 투자 기록
안녕하세요 진양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투자자로서의 진양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과거 포스팅에서 종종 이야기해왔지만, 사실 인수창업가는 “투자자의 페르소나 50%” + “창업가의 페르소나 50%”가 섞여있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인수창업가들은 보통 투자와 창업을 둘 다 사랑하는, 그런 하이브리드 같은 존재죠.
오늘은 그래서 인수창업가 진양의 “투자 사이드”에 대한 이야기를 약간 풀어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길게 가져간 비상장 투자는 두 개, 이번에 세 번째가 생겼다!
저는 인수창업을 하면서, 동시에 남는 현금은 다양한 투자 자산에 넣어서 굴리는데, 꾸준히 담아온 비상장 주식은 크게 두 개였고, 이번에 세 번째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하나씩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1. Substack
아주 소액으로 커뮤니티 라운드에 들어간 프로젝트인데, $585M pre-money(약 8천억) 밸류로 들어갔고, 그때도 “아 이거 좀 비싼데…”라는 느낌은 있었습니다.
근데 Substack을 그때 샀던 이유는 단순히 힙스터 느낌이 나서는 아니고요.. ㅋㅋㅋ 애초에 광고 투성이인 온라인 콘텐츠 시장에서 유일하게 말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 구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Substack은 플랫폼 중에서 유일하게 작가가 돈을 벌어야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수수료 base)를 가지고 있었고, 작가는 광고나 어그로성 콘텐츠 없이 진정성 있는 독자를 만들면 돈을 벌 수 있었고, 독자들 또한 광고 범벅이 아닌 진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해줬죠.
이해관계가 아주 잘 얼라인된 모델이라고 생각했었고, 느리지만 탄탄하게 갈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했었죠. 그리고 최근 Substack이 $1.1B post-money로 시리즈 C 투자를 받으면서 (휴..) 그래도 저 구조가 시장에서 한 번은 더 기회를 받았구나 싶은 느낌.. ㅎㅎ
덕분에 Substack 주식도 가지고, Substack으로 뉴스레터도 시작하게 된 진양 (행동주의?!ㅋㅋㅋ)
2. 두나무
두 번째는 두나무입니다. 기본적으로 응용 레이어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던 입장에서, 크립토와 탈중앙화된 소프트웨어라는 개념들에 흠뻑 빠지면서 당연히 크립토 시장 전반에 대한 우호도가 좀 높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구조적으로 너무 매력적인 회사입니다.
연 순이익 1조인데, 기업가치는 제가 살 때 한 4조 정도?? 그냥 이건 평가가 너무 박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코리안 디스카운트? 규제 리스크? 이렇게 돈을 많이 버는데 가만히 둘 거야!?!
제가 코인을 끊으면서, 코인 안 하는 대신 차라리 두나무 주식을 모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꾸준히 담았습니다. 어차피 어떤 코인이 오르건 두나무가 돈 벌어다 줄 테니~~
3. 그리고 이번에 처음으로 한 SAFE 투자
그리고 이제 마지막~~ 이번에 처음으로 SAFE 투자를 했습니다. 밸류는 대충 한 200억 정도? 저는 소액으로 들어갔는데, 기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을 다 가지고 있더라고요.
일단 현금이 흐르고 있어서 하방이 어느 정도 단단하면서 동시에 잠재적 업사이드도 엄청나게 큰, 현실적인 파운데이션을 기반으로 거창한 꿈을 그려보는 그런 멋진 회사.
얼리 스테이지 투자를 처음 해봤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었지만 “아 내가 어떤 구조의 회사에 끌리는지”를 더 명확하게 깨닫게 된 순간이라 더 의미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진양의 궁극적인 방향은 결국 ‘투자 회사’가 되는 것
원래 진양은 애초에 창업가를 하게 된 이유도 결국은 좋은 투자자가 되고 싶어서였습니다.
좋은 투자자는 기본적으로 사업을 잘 알아야 한다는 철학이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수창업을 하면서 이 확신은 더 강해졌는데, 다양한 회사들을 검토하면서 좋은 회사들과, 나쁜 구조의 회사들에 대한 가설과 검증을 누구보다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심지어 그 검증을 간접적으로가 아닌 직접 인수를 하면서 또 검증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어떤 비용 구조는 절대로 줄어들지 않고, 어떤 오퍼레이션은 조금만 만져도 개선이 되는지. 어떤 회사들은 해자를 어떻게 구축해서 경쟁력을 만들어가는지 등… 이걸 중심으로 계속 무한 검토하다 보니 앞으로 ‘내가 어떤 회사를 인수해야 하는가’ 즉, “어떤 회사에 투자해야 하는가”에 대한 감각이 너무 선명해집니다.
그래서 저는 결국 언젠간 여러 사례들을 만들고, 결국은 투자 회사가 되는 게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긴 합니다.
창업가는 소모품이 아니다
그런데 요즘 투자 시장을 보면, “꿈 크게 품어라”라는 멘트 하나로 창업가들을 소모품처럼 몰아붙이는 투자회사들도 많이 보입니다. 더 이상 지속할 의지를 잃은 창업팀에 인공호흡기 달아놓고 억지로 살아있게 만드는 경우도요. 혹은 100배, 200배 하나라도 터지면 된다는 식으로 후속 지원 없이 단순하게 spray and pray 하는 경우도요.
근데 저는 이건 한국 창업 환경에 맞는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한국은 미국처럼 창업가 풀이 넓지 않으니까, 쉽게 창업가들을 갈아끼우고 실패하면 또 갈아끼우는 방식은 한국 시장이랑 맞지 않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저만의 방식으로 투자 철학을 좀 가져가려고 하는데.. 적어도 비즈니스 모델 구조가 명확하고, 이해관계가 얼라인되어 있고, 현금이 흐르며 만들어준 단단한 파운데이션을 기반으로 상방을 그려내는 회사들에게 투자를 하고 싶어요.
결국 한 줄로 정리하면 “적어도 내(인수창업가 진양이)가 인수하고 싶은 회사라면, 나(투자자 진양)도 그 회사에 일부 투자할 준비도 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Substack이나 두나무나 이번 SAFE 투자에서 확신을 느꼈던 이유는 모두 같은 메시지로 귀결되는 거죠!
건강한 구조를 가진 회사를 사자. 현금이 흐르며 만들어진 단단한 파운데이션을 가지고 있으면, 업사이드는 언젠가 터진다!
그래서 앞으로 “투자자 진양”은 이런 회사에 투자할 것이고, 기회가 된다면 이런 창업가들과도 계속 만나보고 싶습니다! 재미있는 투자건 있으면 편하게 연락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