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진양입니다!
주말에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다.
확실히 에너지 충전은 했는데… 참 웃긴 게, 놀고 오니 오히려 더 일하기 싫더라고요 ㅋㅋㅋ 그나마 제 사업이니까 억지로 정신 차리고 다시 달렸지, 직장인이었으면 백퍼 며칠 더 휴가 연장했을 겁니다.
최근 들어 외부 일정들이 부쩍 늘어 인수창업 관련해서 여러 분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마침 오늘은 영상 촬영이 두 개나 잡혀 있어서, 완전 긴장한 상태로 카메라 앞에 섰는데요.
초반엔 말이 괜히 투박하게 나갈까 내숭도 떨어봤지만… 역시 본성은 못 속이죠… 결국 진양의 털털(?)하고 러프한 모습 그대로 담기고 말았습니다 ㅋㅋㅋ 영상이 나오면 뉴스레터에도 공유드릴게요!! (드디어 진양 얼굴 공개!?!)
그런데 인터뷰 내내 반복적으로 나온 질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끝나고도 머릿속에 계속 맴돌더군요.
“나는 왜 인수창업을 택했는가? 인수창업이 기존 창업보다 가지는 장점은 무엇인가?”
창업을 꿈꾸던 공대생으로 시작
저는 원래 홍콩과학기술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평범한 공대생이었습니다. 금융권은 재미없어 보였고, 고객과 직접 접점이 있는 소비자 앱 스타트업에서 일해보고 싶어 9GAG 홍콩 본사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했죠. (그래서 제가 밈을 좀 좋아합니다..)
거기서 엄청난 트래픽과 고객 베이스를 다루며, 유저 유입 → 가치 제공 → 재방문율 개선 같은 온라인 사업 운영을 1인칭으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고객은 수천만명인데, 직원은 20명이 안되었거든요.
정말 고생 많이 하면서 많이 배웠고.. 나중에 이 배움을 더 많은 사업체에 직접 적용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의 모든 단계(시드 → 시리즈 A~C → 상장사)를 다 겪어보자는 게 제 이직 동기였습니다.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와 시드 단계 회사부터 네이버까지 다양한 회사를 거치며 창업할 준비를 갖췄습니다.
스타트업 창업.. 이게 맞아?
근데, 당시 제가 한국에 와서 다녔던 스타트업들의 성공 방정식은 이랬습니다.
“유저를 먼저 모아라. 가치를 먼저 제공해라. 돈은 일단 안 벌어도 된다. 일단 빠르게 키워라.”
문제는, 제 주변엔 흑자 전환한 회사가 하나도 없었고, 대신 MAU/리텐션 같은 숫자만 부풀린 회사들이 PR 기사로 찬양받고 있었죠. 돈을 아무리 못 벌어도, 대표가 인맥 끌어서 후속 투자만 받으면 내외부로 찬양받고.. 저도 그 흐름에 물들어 어느덧 이런 창업이 ‘정상’이라고 생각할때 즈음…
시간이 지나 시장에 돈이 말라버리고 나니, 멋져 보이던 회사들이 하나둘 자본잠식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흑자는 신경 쓰지 말라던” 투자자들이 하루아침에 “두 달 안에 성과 내라”고 돌변하는 걸 목격했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비정상’이 ‘정상’대접을 받던 창업 시대였구나. 앞으로는 합리적인 창업, 즉 돈을 버는 사업을 하고 싶다.”
그리고 가장 빠르게 돈 버는 사업을 시작하는 방법은, 이미 돈을 버는 사업을 돈으로 사는 것이었죠.
그게 제 첫 커머스 인수, 아동 타이즈 사업의 시작이었습니다.
인수창업은 자본이냐, 시간이냐. 내가 가진 리소스에 맞춰 원하는 전투 방식을 고를 수 있다는 것.
정리해보면, 제가 인수창업을 택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기존 창업의 0에서 1을 만드는 과정은 리스크가 크고, 실패하면 시간까지 날립니다. 반면 인수창업은 자본 리스크를 더 지는 대신, 그만큼 시간 리스크를 줄여줍니다. 실사를 꼼꼼히 하면 0에서 1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시행착오와 사용된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모델이죠.
즉, 인수창업은 자본 리스크를 올리는 대신 시간 리스크를 낮추는 창업 방식입니다. 그리고 이 리스크를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서 인수의 목표와 전략이 달라집니다! 무슨 뜻이냐 하면요.
예를들어, 당신이 시간은 좀 부족하지만 자본은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고객 풀과 물류 프로세스가 자리 잡은 사업체 중에서 취급하기 어려운 고관여 B2B 제품을 취급하는 매물을 인수하는 게 맞습니다. 초기엔 재고나 인프라 세팅으로 돈이 많이 들어가더라도 바로 안정적인 캐시플로우를 확보할 수 있으니까요.
반대로 시간이 많지만 자본이 적은 사람이라면,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 고객을 붙잡아야 하는 브랜드형 사업체가 적합합니다. 유아용품 소규모 스토어나, 니치 패션 악세사리 브랜드처럼 매일 고객과 직접 소통하면서 브랜딩을 키워가는 모델이죠. 비용은 적게 들지만, 시간은 훨씬 많이 들어갑니다.
결국 인수창업의 핵심 장점은 단순합니다.
자본이냐, 시간이냐. 내가 가진 리소스에 맞춰 원하는 전투 방식을 고를 수 있다는 것.
바로 이게 인수창업의 진짜 매력입니다. 원하는 전투를 선택할 수 있다는 건 곧 승률을 높이고, 더 안전하고 실용적인 전략을 쓸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저는 인수창업이 현대에서 가장 실용적인 창업의 형태라고 확신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논의하고, 이런 방식의 창업도 있다는 걸 알아갔으면 합니다. (저도 아직 부족해서 많이 배우고 싶어요)
꼭 모두 거대한 물류창고를 구해야 하는 게 아닙니다. 인수창업의 카테고리는 무진장 넓어서요! 예를들어 동네에서 장사 잘되는 매장 하나도 충분히 인수창업의 대상 매물이 될 수 있죠. 인수를 고려하며, 나만의 성장 전략을 얹어볼 상상을 하면서.. 이 얼마나 낭만 있나요?!
그러니 혹시 인수창업을 고민하는 지인이 있다면, 이 글을 조용히 던져주세요.
함께 그 여정을 걸어가 봅시다!
약속..
PS. 다음주에는 진짜 글로벌 마이크로 PE인수 시리즈 3탄 나갈 예정입니다…. ㅠㅠ 약속합니다..!! 도장 콕!
여러개의 사업체 동시 운영, 인수에 교육까지하시면서 꾸준히 글 쓰시는게 정말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글 올려주실 때마다 많이 자극 받고 있습니다. 진양 화이팅!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