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숨은 마이크로 PE 이야기들 3편
안녕하세요, 진양입니다.
저번주에 약속드린 것처럼, 이번 주에는 ‘세계의 숨은 마이크로 PE 이야기들’ 3편을 가져왔습니다.
오늘은 조금 더 따끈따끈한 사례예요!
자그마치..! 2021년에 인수해서 2024년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해외 케이스를 준비했습니다.
그럼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1. 창업가에서 인수창업가로
오늘 소개할 인수창업가는 알렉스 캐럴입니다.
정말 최근에 acquire.com 블로그에서도 소개된 사례라 저도 리서치 하면서 재미있었어요.
알렉스는 기본적으로 창업을 즐기던 사람이었어요.
일찍부터 아내랑 사부작 사부작 사업하다가, 2020년 코로나 터지자 사업을 피벗해야해서 손 소독제 디스펜서 스탠드 팔면서 첫 해에 약 200억 원($15M) 매출을 냅니다. (커머스는 이때 처음인데.. 고수의 향기가..)
그런데 그 다음 해 바로 매각! 해당 매각은 오늘 주제랑은 관련 없으니, 이 글에서는 일단 스킵..!이 매각 과정을 통해 알렉스는 “사업을 개선해서 엑싯하는 전략”에 눈을 떴습니다..!
근데 0 → 1을 해서 매각하는 과정은 너무 힘들었어서, 1이 세팅 되어있는 사업을 키워서 매각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인수할 매물 서칭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2021년경 인수한 회사가 바로 남성용 웨딩반지 D2C 브랜드 ‘Alpine Rings’입니다.
2. Alpine Rings는 어떤 회사였나?
Alpine Rings는 미 공군 참전 용사가 창업한, ‘거친 감성의 남성 웨딩반지 브랜드’였습니다.
텅스텐이나 티타늄 같은 단단한 금속에, 목재같은 소재를 인레이하고, 망치질한 듯한 텍스처나 무광 마감을 하는.. 상남자들의 반지? (반지 잘 모름)
“남자도 자기 취향에 맞는 결혼반지를 가질 권리 있다”를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인데요.
브랜드에 색에 맞게 군인, 경찰, 소방관 같은 테토남(?)들에게 15% 할인도 주면서 명확한 색을 가지고 충성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남자들이 반지 자주 잃어버린다는 현실을 반영해 평생 2회까지 무료 재발송 정책까지 운영… (저 같은 사람한테는 아주 후킹 포인트네요 ㅋㅋㅋㅋㅋ)
매출 규모는 당시 연 약 5억 원($30만) 정도. 즉, 작지만 꾸준히, 충성 고객층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죠.
3. 왜 인수했나? (서칭 기준과 매력 포인트)
알렉스가 Alpine Rings를 인수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우선 이미 수익을 내고 있는 소규모 이커머스 기업이라는 점이 컸습니다. 특히, 주얼리 업종 특성상 원가율이 낮아 매출총이익률 50% 이상을 기대할 수 있었고, 구조적으로 마진 개선 여지가 많았습니다.
여기에 거친 아웃도어 감성 웨딩링이라는 니치 포지셔닝이 뚜렷해 충성 고객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아마 본인이 남자라, 어느정도 고객으로써 공감이 가능한 제품인것도 작용 했다고 생각함)
마지막으로 제품 상세페이지나 마진 구조, SKU 효율화 등 인수 직후 바로 손댈 포인트가 눈에 띄었는데, 이런 개선 가능성(하자)도 좋은 인수 포인트였습니다.
매물 밖으로 조금 더 크게 보면.. 시장 자체도 마침 유리했습니다. 미국 남성 중 전통적인 금반지 대신 대체 소재 웨딩링을 선호하는 비율이 이미 27%였고, 앞으로 더 늘어날 거라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매물좋고, 매크로 좋으니 못 먹어도 고!
4. 인수 후 성장 전략
알렉스는 인수 후 가장 먼저 고객 설문조사를 돌렸습니다. 브랜드의 강점과 개선점을 직접 물은 것이죠. (물론 고객의 의견이 항상 옳은 건 아니지만, 인수창업가들에게 좋은 시작점이긴 하죠!)
그 결과 상품 상세페이지를 강화하고, 모바일 UX를 개선하며, 브랜드 비주얼을 리뉴얼하고, SKU를 효율화하면서 베스트셀러에 집중하는 큰 내부 과제들이 도출되었고.
기존 마케팅 전략들을 최적화 하여, 기존의 퍼포먼스 광고에서 더 나아가 SNS 광고와 SEO 콘텐츠, 파트너십 확보, 유입 채널 다각화까지 풀로 집행했습니다.
물론 동화처럼 매끄럽기만 했던 것은 아니죠! 중간에 매출이 늘지 않고 성장이 정체되는 시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알렉스는 다시 고객의 목소리로 돌아갔습니다.
마침 고객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니 커스텀 레이저 각인 서비스 수요가 보였습니다. 그래서 약 40만 원(300달러)짜리 레이저 기기를 들여 맞춤 각인 옵션을 도입했는데, 이게 대박이 났습니다.
매출이 30~40% 급상승하며 정체되던 그래프가 다시 꺾여 올라간 것입니다.
결국 Alpine Rings는 인수 후 불과 2~3년 만에 매출이 7~8배 성장해 연 매출 33억 원($240만) 규모로 커졌습니다. (ㅎㅎ.ㅎ… 부럽당..)
5. Exit: 준비된 매도자가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2024년, 알렉스는 계획해둔 대로 매각을 준비합니다. 애초에 매각을 고려하고 인수했어서 자료들은 탄탄하게 준비를 해놨었죠. 인수 당시부터 재무제표와 세무, 프로세스 문서화를 철저히 해두고.. 오퍼레이션도 다 문서화 하고..
덕분에 acquire.com에 매물을 올리자마자 인수 희망자들이 붙었습니다! (물론 매물이 수치적으로 애초에 좋은 것도 한 몫하지만요)
결국 약 20일간 실사 후 전액 현금 딜로 매각이 성사되었고, 다른 브로커나 언아웃 조건도 없는 완전히 깔끔한 엑싯이었습니다.
매각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연 매출 33억 원짜리 탄탄한 회사라.. 대충은 멀티플 치면 쏠쏠하게 매각 한 것 같아요. 그리고 Alpine Rings 또한 현재도 새로운 소유주 아래에서 신제품을 내며 운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확인 가능)
6. 진양의 해석: 정권찌르기 1,000회 꼬우꼬우!
알렉스 캐럴의 사례가 흥미로운 이유는 결국 인수 후 확장 전략은 정공법이 최고라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고객 목소리를 듣고, 상품페이지와 UX를 보강하고, SKU를 정리하고, 고객이 원하던 옵션을 얹었습니다. 참 뻔하죠? 뭔가 비밀스러운 사업 성장 비기가 있을 거라는 환상을 깨는 사례죠.
정권찌르기만 10년 수련한 사람처럼.. 기본기를 정확하게, 디테일하게 수련한 결과로 매출 7~8배 성장과 깔끔한 엑싯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처럼, 고객의 목소리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실험하는 능력을 키우면, 어떤 사업이든 인수해서 키울 수 있는 창업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요상한 비기 찾지 말고, 정공법을 연마합시다.
다음편 예고
다음 이야기는 일본. “후계자 없이 사라질 뻔했던 엘리베이터 수리 업체 21개를, 지역 중소기업 제국으로 재편한” 이야기입니다!
일본 편, 다음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