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의 인수창업: 스낵 프로젝트]
“진양의 인수창업: 스낵 프로젝트” 시리즈는, 두 개의 성공적인 프로젝트(유아 타이즈, K팝 구독박스)에서 얻은 배움을 바탕으로 더 큰 자금과 리스크를 감수하며 진입한 본격 인수창업 프로젝트입니다.
볼트온 전략을 보다 공격적이고 실질적인 방식으로 기업 가치를 키워가는 과정을 담았고
읽는 여러분도 마치 함께 인수창업을 해보는 것 같은 경험을 주는 창업 일지 형식의 콘텐츠입니다.1화 - 갑자기 왜! 무인 스낵점을 인수했을까?
2화 - 무인 매장이 늘어날수록, 스낵 제조 실험도 빨라진다
3화 - 레고처럼 조립해가는 무인 스낵 인수 창업, 다음 조각은?
4화 - 테토남 특: 인수에 필요하면 지게차도 배운다
5화 - 인수 마감 전 72시간, 진짜 정신없는 이유 (이번 편)
인수의 막바지
정말 정신없는 한 주를 보내고 있어요. 식음료 도소매 업체 인수는 이제 막바지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하는 방식보다 분명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것 같아서, 공유하기 부끄럽지만..
일단은 제 인수 막바지 과정을 최대한 디테일하게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려나)
일단!
양도 자산 중에 온라인 스토어가 포함되면 일정이 굉장히 타이트해지게 되는데..
저희 상황을 먼저 정리하자면,
다음주 16일(월요일)부터 저희 쪽에서 배송을 시작해야 하는데요
그 뜻은 이번주 13일(금요일)까지는 기존 업체에서 마지막 배송을 마쳐야 하고, 동시에 폐업 신고 및 온라인 스토어 소유권 이전도 이뤄져야 합니다.
그리고 14일(토), 15일(일) 이틀 동안은 모든 재고를 저희 창고로 옮기고, 주말 내내 배송 프로세스를 세팅해야 하죠. 주문 처리, 포장, 재고 관리, 발주까지.
이 처럼, 온라인 스토어를 포함한 양도의 경우, 기존 사업자가 폐업해야 하는 절차랑 타이밍을 맞출 필요가 있어서 일정 조정이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기존 사업장까지 함께 인수했더라면 훨씬 수월했겠지만, 이번 딜은 그렇게 되진 않았습니다. 아쉽게도요. (운전해서 가는 거리만 1시간반…ㅎㄷㄷ)



진양은 도대체 뭘 그렇게 바쁘게 하고 있나?
그러면, 13일 (금요일)부터 바빠지겠네~ 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사업체 양수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업무들은 “재고 도착 이전에 할 수 있는 일”들과, “재고 도착 이후에 해야하는 일”들로 나뉩니다.
재고 도착 후에는 실전 시작이라 어차피 바쁘고..
지금은 재고 도착 전 업무들을 보면서 바쁜거죠..!
그럼 도대체 인수 과정에 어떤 것들이 있길래 진양이 맨날 바쁘다 바쁘다를 입에 달고 살까요?
1. 공급망 다운로드 시작
이번 국내 도소매 업체 인수의 핵심은 공급망입니다.
단순히 리스트만 넘겨받는 게 아니라, 실제 커뮤니케이션 채널(카톡방, 이메일 등), 주요 담당자들과 연결도 필요하고, 인수 후 계약 진행 방식에 대한 조율도 포함됩니다. 신규로 다시 계약하게 될지, 기존 계약을 양도하게 될지, 등…
이번 인수 업체는 음료가 핵심 상품이라서 코카콜라, 롯데, 동아오츠카, 해태 등 제조사들과 직접 대화를 시작했어요. 결제 주기, 공급 조건, 보증보험 여부까지 꼼꼼하게요.
물론 일단 진행 해보면서 더 파악하게 될테지만, 생판 처음보는 사업체의 공급망을 하나씩 흡수하기 시작하는데 생각보다 뇌용량의 한계를 느끼게 되었어요... 각 업체마다 프로세스도 다르고, 시장도 처음이다 보니 뇌가 터질 뻔했지만…
뭐 결국에는 우리는 고객입니다. 모르면 물어보면 되는것이죠. 이 단계에서부터 너무 쫄지말고, 차분히 접근하는 게 답이에요. 초짜 티날까봐 너무 걱정말자고요.
2. 각 공급처별 핵심 상품 다운로드 시작
그럼 이제 각 공급처를 어느정도 이해했으면 카탈로그 북을 통해서 발주 가능한 상품 리스트를 받기 시작할 것이에요. 사이즈, 패키징, 스타일 등 수백 개 단위로요.
예를 들어, 코카콜라만 해도 미니캔, 슬림캔, 뚱캔, 미니페트, 1.5페트까지… 공급 음료 제조사가 다섯 곳만 되어도, 상품 조합은 상상 이상입니다.
과거에 진행했던 유아 타이즈 프로젝트의 30색상 6사이즈보다는 나았지만, 여전히 머리가 터질 뻔했어요.
이때는 기존 대표님이 정리해놓은 발주 리스트나 상품 구조 자료를 받아서 그대로 흡수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그럼에도 판매 상품과 발주 상품의 1:1 매칭이 머리속에서 이뤄지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해요.
3. 발주 및 입출고 방법 다운로드 및 세팅
이제 그러면, 공급처를 파악하고, 공급처별로 발주 가능한 상품들을 파악했으면
이제 재고관리 및 입출고 프로세스를 파악해야 합니다.
어떤 주기로 실사하는지
어떤 툴을 사용하는지
언제 어떤 기준으로 발주를 넣는지
이런 것들을 데일리 오퍼레이션 인수인계를 통해 같이 넘겨받습니다. 이때 중요한 건 "바퀴를 새로 발명하지 말자"입니다. 즉, 재고 관리 프로세스는 기존에 쓰던 방식을 최대한 차용 하는 것을 추천해요.
비효율적으로 보여도, 대부분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인수 직후에 뉴비가 바꾸려 들면 반드시 꼬입니다. 이등병이 들어오자마자 내무반 규칙 변경하게 되어 있나요?
내부 운영 칼질은 익숙해지고 나서 하세요..!
인수창업의 가장 큰 적은 오만입니다.
4. 마지막으로, 배송 업체 및 기타 세팅
소매 유통까지 같이 가져는 사업체의 경우 배송 파트너를 어떻게 고르냐따라서 엄청나게 매출과 고객 만족도에 많은 차이를 가져다줍니다. 특히 음료는 무게도 무겁고 파손도 잦기 때문에, 배송 파트너 선택이 중요합니다.
다행히 예전에 아기 타이즈 배송 인프라 잡을 때 인연 맺은 배송 파트너분이 계셔서 연결을 요청드렸고, 그분을 통해 CJ대한통운 본사 쪽과 연결됐습니다.
픽업 시간, 반품 조건, 배송 단가 등 디테일을 조율해서 안정적인 출고를 준비할 수 있었어요.
아, 그리고 업무환경도 만들어야죠. 인터넷도 들어와야하고.. 여름이니까 에어컨도 설치해야하고.. 이것저것 잡무들이 엄청 많긴하네요…!



그럼 이제 진짜 실전 시작이다..!
인수 과정을 거치다 보면 늘 이 시점이 제일 설레면서도 힘듭니다. 예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달리는 자동차 두 대의 엔진을 동시에 교체하는 느낌이에요.
그래도 몇 번의 인수와 매각을 거치며, 예전처럼 타이즈 박스를 제 차에 싣고 옮기던 시절을 떠올리면 이제 두 돈반 트럭을 두 대 불러야 하는 수준까지 온 것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깡도 좀 늘었달까요. 평생 키보드만 두드리던 저에게 없던 어떤 면들이 생겨나고 있는 과정이죠.
이 여정의 끝이 어딜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혹시 힘법사 같은 망캐가 되어버릴까봐 살짝 걱정도 됩니다. 그래도 그 과정을 함께 지켜봐 주시는 여러분 덕분에, 늘 힘내서 달리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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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처럼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같이 인수 창업 이야기를 키워나가요
부분 유료화가 된 이상..! 앞으로 파산까지는 인수 창업 이야기들 풀어나가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